4. 셰리 생산
1) 포도 재배
(1) 기후
헤레스는 유럽의 와인 생산지 중 가장 낮은 위도(북위 36도)에 있어 매우 따뜻하다.
여름에는 무덥고 건조한 아열대에 가까우며 수분 증발이 심하다
비는 대부분 겨울에 내리는게 특징
대서양의 영향으로 온도가 떨어지고 습도가 유지될 수 있다(특히 야간).
포도는 봄, 여름에 성장한다.
이때 두 가지 바람이 영향을 주는데,
서풍인 ‘포니엔테(Poniente)’와 남동풍인 ‘레반테(Levante)’이다.
포니엔테는 서늘하고 습하며(습도 ~95%), 레반테는 뜨겁고 건조하다(습도 ~30%).
이 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17.3℃이며,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드물다.
여름에는 40℃ 이상 올라가며, 일조 시간은 연간 3,000~3,200시간에 달한다.
강수량은 1제곱미터당 600L(*연간 600mm?)이며
가을, 겨울에 집중된다. 포도들은, 대서양의 영향으로 습한 야간에 수분을 보충받는다.
(2) 토양
헤레스의 셰리 생산 지역은 탁 트여있으며 완만한 언덕과 구릉지로 이루어졌다.
이 지역은 ‘알바리사(Albariza)’라는 석회암질 토양으로 덮여있다.
강렬한 태양아래 하얗게 빛나는 이 토양은
배수가 잘되면서도 수분을 잘 간직하는 아이러니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비가 오면 진흙처럼 질척이다가 물이 아래로 빠지고 건조되면 딱딱히 굳어
땅 아래의 수분증발을 막게된다
따라서 덥고 건조한 환경의 포도나무가 수분 부족으로 겪는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알바리사는 부드러운 토양으로, 뿌리의 성장이 쉽다. 포도나무 뿌리는 길이 20m, 깊이 6m까지 뻗는다
이 알바리사와 점토가 언덕 위까지 이어져 셰리 포도밭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여기엔 탄산칼슘이 풍부하며(~40%), 올리고세(3,370만 년 전~2,380만 년 전) 때
이 지역을 덮고 있던 바다에서 비롯한 규조토 때문에 점토와 실리카도 풍부하다.
알바리사보다 비율은 낮지만, 점토와 모래도 중요하다.
언덕 아래나 계곡 같은 저지대는 점토의 비율이 높고,
해안가는 모래의 비율이 높다.
따라서 헤레스의 지역은 토양과 날씨에 따라 더 작은 지역들로 나뉜다.
이는 ‘파고(pago)’라고 불리며, 셰리 생산지역은 약 70개의 파고로 나뉜다.
5. 분류와 강화
1) 분류: 12월 말 햇와인이 나오면, 와인은 첫 번째로 분류된다.
수확조건, 포도 산지, 압착 압력, 베이스 와인의 생산 배치 등에 따라 와인의 특성이 달라진다.
검사원은 햇와인의 모든 배치를 샘플링해 이를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눈다.
(1) 맑고 섬세한 와인: 이는 압착 시 압력을 매우 작게 가하거나, 아예 압착하지 않은 와인이다.
이는 숙성 후 피노 또는 만자니야가 된다. 이 와인이 들어있는 캐스크에는 ‘/’ 표시를 한다.
(2) 올로로소 셰리가 될 와인: 이 캐스크에는 원을 그려 표기한다.
분류는 검사원뿐만 아니라, 분석기기에 의해서도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무엇도 장인의 코를 대신할 수는 없다.
2) 강화: 과거 셰리는 해외수출 시 와인의 변질을 막기 위해 강화했다.
지금도 강화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그 이유는 매우 다르다.
(*피노: 플로르 외 다른 미생물 살균 / 올로로소: 효모마저 살균해 산화 숙성)
발효가 끝난 베이스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11~12.5% 정도이다.
피노/만자니야가 될 와인은 도수를 15%로 강화한다.
올로로소가 될 와인은 17%까지 강화한다.
바로 이 알코올 도수에 따라, 와인은 캐스크 안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방식으로 숙성되며 셰리가 된다.
도수 15%에서, 플로르를 이루는 효모는 살아있지만 다른 미생물은 전멸한다.
플로르는 산화를 막는다.
공기를 차단하고, 와인 내부의 물질에만 의존하는 숙성을 ‘생물학적 숙성’이라고 부른다.
도수가 17%까지 올라가면, 플로르마저 사라진다.
그러면 산화가 시작되고, 와인의 색은 어두워진다. 이는 ‘산화 숙성’이라고 부른다.
[주정이란?]
셰리를 강화하는 알코올로 포도를 증류해서 나오는 과실주 브랜디를 말한다
주정의 원료는 오직 포도여야만 한다.
이 주정은 대부분 라 만차(La Mancha)지역에서 증류되며
포도는 Airén 포도(와인 제조에 널리 쓰이는 백포도로, 스페인에서 재배되는 포도의 1/4을 차지)이다.
증류는 대부분 단식 증류기로 이뤄지나, 일부 연속증류를 하는 증류소도 있다.
주정은 도수 95%까지 증류되어 주정 본연의 향을 대부분 잃는다.
이는 셰리 본연의 맛과 향을 유지시켜준다.
처음 강화할 때, 주정은 필요량의 50%만 첨가된다.
너무 강한 알코올이 어린 셰리의 풍미를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몇 달이 지난 후, 셰리는 다시 강화하곤한다
셰리의 주정은, 반드시 헤레스산 포도로 만든 와인을 증류해 만들어질 필요는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헤레스산 팔로미노 포도를 라 만차로 보내 증류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3) 두 번째 분류: 강화 직후의 와인 중 생물학적 숙성을 하는 와인은 다시 분류된다.
6개월~1년 동안 몇 주 간격으로 맛을 보면서,
산화 숙성에 적합하다고 판정되면 다시 강화해서 올로로소로 만든다.
6. 숙성
1) 셰리는 반드시 2년 이상 숙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셰리들은 훨씬 더 오래 숙성되는 경우가 많다.
VOS는 평균 20년 이상, VORS는 평균 30년 이상 숙성된 셰리다.
(*솔레라 시스템에서, 위층 와인은 어리고 아래층 와인은 오래되었으므로 와인의 나이는 서로 다르다)
숙성은 느리게 진행되는 산화 숙성과, 더 다이나믹한 생물학적 숙성으로 나뉜다. 생물학적 숙성에서, 플로르는 산화를 방지하며, 알코올과 글리세롤을 소비하고 아세트알데히드를 생성한다. 또, 산도를 줄인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코를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느낌을 만들어낸다. 산화 숙성은 와인이 산소와 접촉해 산화되면서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낸다.
[셰리의 등급]
리제르바 (Reserva)[6] : 10년 이상 숙성
V.O.S. (Vinum Optimum Signatum) : 20년 이상 숙성
V.O.R.S. (Vinum Optimum Rare Signatum) : 30년 이상 숙성
2) 나무통
셰리 숙성 통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최초에는 암포라, 항아리 등이었고, 이는 2천 년 이상 사용되었다.
중세시대부터는 목제 캐스크가 셰리 운반에 사용되었는데, 이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었다.
따라서 캐스크를 셰리 저장과 숙성에도 사용하게 되었다.
셰리 숙성 캐스크는 매우 다양하다. 크기는 16.66L의 작은 것부터 900L에 달하는 큰 것도 있다.
나무도 다양하다. 밤나무(chestnut), 아메리칸 오크, 유러피안 오크 등이다.
하지만,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캐스크는 아메리칸 오크로 만든 500~600L 캐스크다
보데가 벗(bodega butt)’으로 불린다.
아메리칸 오크는 셰리 숙성에 가장 좋은 특징을 가졌으며, 또한 전통적이기까지 하다.
스페인이 미국과 처음 무역을 할 때, 와인을 수출하고 나무를 수입했다.
초기에는 셰리 숙성에 오크, 벚나무, 밤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쓰였으나,
아메리카 대륙과 무역이 시작되면서 아메리칸 오크가 주종을 이루게 된다.
오늘날 아메리칸 화이트 오크(Quercus Alba)는 셰리 숙성에 가장 적합한 나무로 인정받는다.
17세기의 나머지 절반에, 오자크(오자크 고원: 미주리, 아칸소, 오클라호마 등을 포함)와
애팔래치아 산맥 사이에서 최고의 나무들이 벌목되어 스페인으로 들어왔다.
일반적인 와인 생산자들과 달리, 셰리 생산자들은 숙성 시 나무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새 나무통은 셰리 숙성에 절대 쓰이지 않는다.
최소 10년은 와인 발효에 사용되어야 그 이후 셰리 숙성에 쓸 수 있다.
피노나 만자니야 같은 섬세한 와인의 경우, 나무통을 100년 이상 쓰기도 한다.
셰리는 새 나무의 향과 탄닌에 영향을 받으면 안 된다.
대다수의 셰리 전문가들은 20년 미만의 통은 지나치게 어리며,
50년 묵은 통이 셰리 숙성에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오크통들은 스타브 1개당 셰리 15L 정도를 흡수한 상태다.
셰리는 캐스크에 꽉 채워지지 않는다. 대부분 500L까지만 채워지며 윗부분엔 공기가 채워진다. 또한 캐스크는 공기가 통할 수밖에 없으며, 캐스크를 이루는 나무는 산소를 통과시키고, 와인의 수분을 흡수해 숙성실의 대기 중으로 방출한다. 이 과정에서 통 속의 와인은 점점 줄어든다. 이는 숙성실의 습도에 따라 달라지며, 연간 3~5% 정도 손실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는 물이 증발하는 것이므로, 다른 물질은 오히려 농축된다. 따라서 대부분 도수가 올라간다.
3) 솔레라
셰리 숙성은 솔레라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솔레라는 ‘바닥’을 뜻하는 스페인어 suelo에서 유래했다.
바닥의 나무통은 솔레라, 그 위에 층층이 쌓인 나무통은 크리아데라(criadera, 보육실)로 불린다.
매년 최하단의 나무통에서 일정량의 셰리를 빼내 병입하고, 빼낸 만큼
그 윗단의 나무통 소브레타블라(sobretablas)
숙성중인 셰리를 빼내 아랫단에 채운다.
맨 위에는 새 와인을 넣는다. 이는 극도의 주의가 필요한, 고도로 섬세한 작업이다.
이 작업은 전통적인 방법과 특별한 도구를 사용해 이뤄진다.
플로르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바닥에 쌓인 술지게미가
떠오르지 않게 하면서 와인을 균일하게 섞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솔레라 숙성에서, 와인들은 계속 섞이므로 특성이 균일해지며, 특정 해의 빈티지가 나올 수 없다.
또한, 생물학적 숙성의 경우, 계속 새로운 와인이 공급되므로
플로르를 형성하는 효모가 먹고 살 미량의 영양이 계속 보충된다.
와인을 이동시킬 때에는 통 안에 산소도 공급된다.
플로르가 있는 경우, 공급된 산소는 즉시 효모가 소비하면서 화학적 숙성이 이루어진다.
4) 셰리 양조장의 비밀
헤레스 지역은 대서양의 영향으로 기온 변동이 심하고, 강한 바람 때문에 습도 변화도 심하다.
이로 인해 셰리 양조장은 환경에 맞는 구조를 가진다.
양조장 건물은 아치형기둥으로 구성 지붕은 높고(15M이상도 존재) 광대한 공간을 제공한다
(이는 대량의 공기를 가둬두어 효모에 산소를 공급한다 또한 온도와 습도 변화를 줄이며 공기순환을 돕는다)
창문은 높은 곳에 달려있다.양조장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고, 먼지의 유입을 막는다.
뜨거운 동풍인 레반테의 유입을 최소화하고 차가운 서풍인 포니엔테의 유입을 극대화도록 배치한다
벽은 60cm가 넘는 두꺼운 벽이며, 특별한 단열재 없이 매우 효과적으로 열을 차단한다
벽 재질은 다공성으로, 수분을 흡수해 습도를 높여준다.
레반테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양조장은 북동-남동 축에 들어맞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짓는다.
여름에는 양조장 남쪽에 나무를 심어 태양빛을 차단한다.
이는 양조장에 부드러운 바람을 보내는 역할도 한다.
겨울에는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므로, 양조장 남쪽 벽은 태양빛을 받아 따뜻해진다.
바닥은 알베로(albero)로 덮여있다.(도자기 타일)
알베로는 다공성 물질로, 수분을 흡수했다가 방출하면서
양조장 내부를 시원하게 유지시킨다.
7. 병입
숙성이 끝난 셰리는 벤토나이트 점토와, 계란 흰자 또는 젤라틴을 써서 불순물을 없앤다.
그리고 필터링을 하는데, -7℃~-11℃까지 냉각하면서 필터링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타르타르산 결정이 생성되어 걸러진다.
병입 시 공기의 영향을 막기 위해, 남은 공간은 질소로 충전된다.
산소가 제거되면 병은 밀봉되고, 드디어 고객에게 인도될 준비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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